음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방랑하는 Harrison의 노래

입시 고민이 많은 중고등학생, 졸업 후가 고민인 대학생을 위한 약간 선배의 이야기

by Estel

오랜만에 돌아온 [음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시리즈! 이번 인터뷰에서는 뮤거진의 보★물, 에디터 Harrison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Harrison은 슈퍼맨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 에디터로서뿐 아니라 작곡가 그리고 교육자로서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팔방미인이랍니다.

Harrison이 입시부터 대학과 군대를 거쳐 사회인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대부분의 음악인들이 거치는 삶의 궤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낸 과정, 어제와 다른 내일을 만들어가는 평범하고 비범한 여정을 속속들이 파헤쳐 보았습니다. 입시 고민이 많은 중고등학생 뮤지터들, 졸업 이후가 고민인 대학생 뮤지터들! 여러분보다 사알짝 앞서 같은 고민을 하며 나아갔던 Harrison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어요? 👂🏼👂🏼

목차
  1. Harrison은 왜 작곡의 길을 걷게 되었나 🏊‍♀️   님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2. Harrison의 콩2️⃣콩2️⃣ 입시도전기
  3. 졸업하고 뭐하지? 뮤지컬과의 인연
  4. 하모니시스트 박종성과의 협업
  5. 입시하는 학생에서 교육자로
  6. 뮤거진 에디터 Harrison
  7. Harrison의 꿈

1. Harrison은 왜 작곡의 길을 걷게 되었나  🏊‍♀️   님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Harrison, 하고많은 전공 중 작곡을 전공하셨습니다. 어떻게어쩌다 작곡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죠. 당시 학교 성적도 제법 좋았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반대하셨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음악 선생님께서 제 작곡 수행과제를 보시고 작곡을 전공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어요. "서울대도 갈 수 있다"며 부모님도 설득해 주셨죠. (웃음) 그때부터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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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의 관점에서 보면 전공을 시작한 시기가 아무래도 늦은 편이었네요.

많이 늦었죠. 고등학교 2학년 11월에 시작했으니까요. 인터넷에서 입시학원을 찾아 등록하고 고등학교 3학년 내내 입시를 준비했어요.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녔어서, 학교 공부와 병행하며 음악을 전공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야자가 강제였고야자가 아니라 야타 예체능 전공하는 학생들도 레슨을 받는 날에 한해서만 야자를 면제받았거든요. 스스로도 공부를 아예 놓기는 싫었고요.


1년 만에 입시라니... 작곡과는 시험과목도 한두 개가 아닌데 힘들었겠어요.

힘들지는 않았어요. 말씀드렸듯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다 보니 주변에 비교대상도 없었고 제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기준도 없었거든요. 내가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입시 진도 자체도 빠르게 나갔어요. 예를 들어 화성학의 경우 [김홍인 화성학]을 두 달 반 만에 뗐죠. 그런데 이때 화성학 문제를 풀면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웃음) 규칙을 달달 외워서 풀었죠. 그래서 금방은 했는데 음악성은 하나도 없었어요.

첫 대학으로 한양대에 합격했는데 작곡을 잘해서 간 게 아니라 입시를 잘해서 간 거였어요. 입시 선생님께서 한양대를 잘 보내는 선생님으로 정평이 나 있는 분이셨어요. 작곡을 어떻게 하라는 스타일을 다 지정해주셨죠. 반주는 어떻게 하고 전개는 어떻게 하고... 그걸 그대로 답습했어요. 제가 쓴 곡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도 모르는 채로요.


그래도 그 모든 걸 1년 동안 준비하셔서 한방에 합격하시다니 대단해요. 대학 새내기 시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현대음악을 들으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입시에서는 현대음악을 다루지 않고 주로 고전~낭만 시기의 작법을 공부하거든요. 입학하자마자 종이로 음악을 만드는 유럽 작곡가가 와서 특강을 했는데, 세상에 저런 음악도 있나 했어요.

🖐 여기서 잠깐! 현대음악이 뭐야?🤔  클래식 음악의 역사 1분만에 훑어보기

르네상스 이후 서양 클래식 음악의 시기는 크게 바로크, 고전, 낭만, 현대로 분류되어요.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는 다름아닌 바흐로, 인벤션과 푸가여러 개의 선율이 동시에 진행되며 그들끼리 맺는 관계에 중점을 두는 대위법을 중심으로 작곡을 했죠.



고전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에요. 하나의 주선율이 있고 그 선율을 받치는 반주부의 화음 진행에 중점을 두는 작법이 특징으로, 화성법과 불가분의 연관을 맺는 소나타가 이 시대의 대표적 형식이에요.



낭만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는 쇼팽, 슈만, 브람스, 바그너, 차이코프스키... 한 손에 꼽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작곡가들이 각자의 개성적 스타일을 뽐내는데요. 화성을 다루는 방식이 작곡가마다 개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화성과 함께 형식 또한 기존의 형식이 작곡가들에 의해 변용되는 경향이 커져요.



현대 즉 현대음악의 시대는 그 시작에 여러 의견이 있지만, 보통 쇤베르크무조음악을 제창하며 서양 클래식 음악의 유구한 전통의 소산인 화성법과 이별선언을 한 20세기 초를 상정하고 있어요. 12음기법 등 기존의 화성법을 대체할 새로운 작법이 개발되며 "세상에 이런 음악이 있나?"를 시전했죠.

2. Harrison의 콩2️⃣콩2️⃣ 입시도전기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국방의 의무. 그런데 군악대 작편곡병으로 복무하셨다고요. 작편곡병은 어떤 일을 하나요?

군부대 내 행사나 대민행사에서 군악대가 연주할 군가 등의 곡들을 작편곡하는 업무를 해요. 악보를 계속 다루다 보니 작곡과 전공자로서 전공업무를 비슷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죠. 연주자의 연주를 듣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등 연주자와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도 작곡가로서 좋은 일이에요. 악보 관리가 주인 행정 업무인지라 몸이 편한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고요.

그렇지만 TO가 적고 경쟁률도 무척 세요. 육군 전체를 통틀어 4~5명 정도 뽑거든요. 그에 비해 들어가려는 사람은 넘쳐나고요. 군가를 윈드오케스트라 또는 현악오케스트라로 편곡하고 심층면접을 하는 시험을 치는데, 저는 2년에 걸쳐 4수 끝에 시험에 붙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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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악대에서 또 한 번의 입시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셨어요.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시간 분배는 어떻게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친했던 한양대 동기 R이 반수 끝에 서울대에 합격했어요. 충격을 받았죠. 반수한다는 이야기도 따로 없었고 전역하고 복학하면 함께 학교를 다닐 줄 알았거든요. 부러움, 배신감, 축하함... 여러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꼈어요. 휴가를 나가서 R을 만났는데 저에게도 서울대 입시를 권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참 운명 같았던 게, 비슷한 시기에 부모님과 은사님도 서울대 입시를 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거든요. 갑자기 모두가 그러니까 계시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결심했어요.

근무 시간에는 군악대 업무를 하고, 퇴근 후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규칙적으로 공부했어요. 핸드폰 없고 컴퓨터 없는 군대였기에 오히려 그렇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저를 꼬드긴 R이 책임지고 저를 가르쳐 주었어요. 매달 한 번씩 외출을 나가서 R에게 레슨을 받았죠.


그렇게 시작한 두 번째 입시, 첫 번째 입시와는 어떻게 달랐나요?

앞서 말씀드렸듯 첫 번째 입시에서는 소리라는 걸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이렇게 그려라 저렇게 그려라 하는 걸 따라 그리기만 했잖아요. 그런데 R은 음악을 체계적인 이론과 방법들과 논리적인 이야기들로 지도를 해주었어요. 입시 공부인데도 재미있고 신선했어요. 공부를 하는 게 수월할 정도로요. 그동안 내가 음악을 한 게 아니었구나 적잖이 충격을 받았어요. 이때의 경험이 나중에 제가 교육자로서 활동하는 데에도 영향을 주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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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잠깐! 서울대 작곡과는 어떤 곳이야?🤔   Harrison과의 즉석 3문3답

Q1.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A1. 1학년 1학기 화성학 - 서울대 작곡과는 이런 곳이다!!! 라는 인상을 남겨준 수업.

Q2. 가장 애를 먹었던 강의는?
A2. 마찬가지로 화성학! 어마어마한 과제(방학숙제도 더불어..)와 살벌한(?) 수업 분위기에 기가 눌리는...

Q3. 수강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강의는?
A3. 대위법 수업이 여러모로 재미있었어요. 다른 데에선 접할 수 없는 방대하고 창의적인 수업!

3. 졸업하고 뭐하지? 뮤지컬과의 인연

학년이 올라갈수록 고민되는 졸업 이후의 삶. Harrison은 대학에 다니면서 졸업 후 진로를 어떻게 계획했나요? 어떤 고민을 했나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어요. (웃음) 스스로 뭘 어떻게 해야지 고민하지 않았어요. 막연히 현대음악을 계속 하겠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학석사 연계를 신청해서 대학원에도 가고 유학도 다녀와야지...

그런데 3학년 즈음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내가 진짜 현대음악을 하고 싶은가?" 처음으로 질문했어요. 나는 현대음악을 좋아하는가? 아니더라고요. 현대음악이 재미있는가?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제가 스스로에게 단 한 번도 솔직한 적이 없었던 거예요.
관둬야겠다. 아예 작곡까지 때려치고 방향을 홱 틀어버릴까 생각도 했어요. 로스쿨에 갈까도 고민하고, 미래사회에 적응하려면 코딩이나 산업구조를 알아야 할 것 같아 복수전공도 알아보았어요. 결과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요.

4학년 되어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그쪽 방면으로 공부를 했어요. ANR(Artist and Reference)라고, 아티스트와 레퍼런스를 찾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아티스트를 캐스팅하거나, 공모전에 지원한 음악을 들어보고 좋은 음악을 선별하는 일을 해요. 여러 기획사에 지원서도 넣었는데 잘 안 되었어요. 그렇게 흐지부지 졸업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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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네요. 그중에 뮤지컬은 말씀이 없으셨는데, 졸업 후 가장 먼저 뮤지컬 작곡을 하셨다고요.

작곡과 단체카톡방에 뮤지컬 [그레텔과 헨젤] 작곡가를 구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는데, 재미있어 보여서 지원했어요. 문제는 그때까지 제가 뮤지컬을 챙겨 본 적도 없을 만큼 뮤지컬이 아예 처음이었어요. 뮤지컬 작곡을 하면서 처음으로 뮤지컬을 보게 되었죠. 느지막이 접한 새로운 분야라 더 흥미롭기도 했어요. 작사작곡을 맡았고, 연주는 미디로 만들어서 올렸어요. 뿌듯한 경험이었어요. 하나의 작품을 내 마음에 들게끔 만들어냈거든요.


작곡도 분야에 따라 작업방식과 매력이 천양지차인데, 뮤지컬 작곡에는 어떤 재미가 있었나요?

뮤지컬 작곡에서는 배우가 노래할 멜로디를 써야 하잖아요. 이 멜로디 작곡이 가장 큰 묘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멜로디 작곡하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난생 처음 깨달았어요. 대학에 다니면서는 좋아하는 것을 작곡한다고 해도 현대음악의 틀 내에서였거든요. 내가 지은 멜로디를 다른 사람들이 부르고, 그걸 듣고, 이 과정이 무척이나 재미있더라고요.


이후에도 [베어 더 뮤지컬]이라는 작품에 참여하셨어요.

플레이백이라고, 음악재생을 하는 업무를 맡았어요. 오케스트라 밴드의 라이브 연주 없이 쭉 MR로 가는 뮤지컬이었거든요. 타이밍에 맞게 재생하는 게 엄청 피말리는 일이더라고요. 효과음과 BGM을 포함해 100개가 넘어가는 음원들을 대사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재생시켜야 하는데, 일 자체는 버튼 하나 누르는 거지만 공연에서의 책임과 영향력은 어마어마한 자리였죠. 혼자서 두 달 반 동안 111회, 일주일에 아홉 번씩 플레이백 업무를 했어요. [베어 더 뮤지컬]을 111회 관람한 셈이죠. (웃음) 솔직히 지겹기도 했지만, 대사 하나하나 음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발성 등 구체적인 연주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앞으로 이런 뮤지컬 작업을 꼭 하고 싶다! 하는 꿈이 있나요?

스토리, 작사, 작곡을 모두 직접 해서 뮤지컬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뮤지컬 중에서는 [레미제라블]을 가장 좋아하는데, 넘버만 들어도 심금이 울리는... 그런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4. 하모니시스트 박종성과의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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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사실 저한테는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만져본 뒤로 딱히 인연이 없는 악기예요.

하모니카라는 악기가 대중들에게 친숙하기는 하지만, 리코더처럼 학창시절 추억의 악기처럼 인식이 굳어져 있고 연주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없어요. 저 역시 하모니카에 대하여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박종성 하모니시스트의 하모니카 연주를 듣고 무척 감동을 받으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하모니카에도 종류가 많아요. 그런데 하모니카를 위한 곡도 거의 없고 편곡자는 더욱 없는 실정이죠. 박종성 하모니시스트는 하모니카의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작품이 많아야겠구나 생각했대요. 그래서 초보자용부터 전문가용까지 하모니카 곡을 작편곡할 작곡가들을 모집했는데, 거기에 지원하여 편곡을 하게 되었어요.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 시국이 되는 바람에 작품을 많이 만들지는 못했어요. 현재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편곡하는 중입니다. 이분과 협업하며 하모니카의 세계를 더욱 깊이 알고 배우게 되어요. 홍보하고 싶을 만큼 정말 연주 잘하시는 훌륭한 하모니시스트입니다.

5. 입시하는 학생에서 교육자로

교육자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작곡 입시에서는 어떤 과목들을 가르치시나요?

작곡 입시에는 크게 네 과목이 있어요. 피아노, 청음, 작곡, 화성학. 피아노는 말 그대로 피아노 연주 시험이고, 청음은 연주되는 음을 듣고 그 음을 악보로 받아쓰는 과목이에요. 작곡 역시 말 그대로 곡을 쓰는 과목이고, 주어진 시간 내에 세도막이나 바리에이션 등 특정한 형식에 따라 작곡하는 것이 시험에 나오죠. 화성학이란 작곡을 하기 위해서 음들의 울림을 배우는 학문이에요. 기초 이론과 함께 직접 작품을 분석하고, 사운드를 직접 듣고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여기서 잠깐! 작곡에 화성학(Harmony)이 왜 필요한가요?🤔   Harrison피셜 = 오피셜~

서양음악에서 음악을 생각하는 매커니즘 자체가 화성학을 기반으로 해요. 화성학은 음들의 울림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화음(Chord)이 어떻게 연결되고 진행되느냐에 관한 것으로, 화성에 따라 음악의 장르와 스타일이 달라져요. 화성을 컨트롤하여 원하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학문이에요.

사운드를 직접 듣고 만드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일 적 작곡 입시공부를 할 때에는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규칙과 법칙들로만 나열된 음을 만들어 냈죠. 이 음들이 어떻게 청자에게 전달되는지, 이 음악을 듣고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고려 없이 주입식으로 배웠거든요. 대학에 진학하여 현대음악을 배우면서도, 방법론만 있지 감상자에 대한 고려나 배려가 없는 음악을 여럿 접하며 고민했고요. 제가 경험했던 교육을 돌아보며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소리를 듣고 생각하고 느끼고 판단하는 것들을 중요시하여 학생들을 가르쳐요. 음악을 듣고 감상문을 써 오게 한다거나, 네가 만든 음악에서는 어떤 느낌, 장면, 무엇을 들려주고 싶었는지 물어보거나...

아직도 학생 수십 명에게 똑같은 내용을 주입해서 똑같은 대학에 대거 입학시키는 클래스들이 있어요. 그런 클래스들은 공부하는 데 시간이 덜 걸리고 어떤 측면에서는 효율적이죠. 대학입시만을 빠르게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그쪽이 더 맞을 거예요. 저의 경우에는 시간이 더 걸리고 체계를 다듬는 게 어렵다 할지라도 총체적인 음악성을 향상시키고 싶은 학생들을 주로 수업합니다. 입시에서 배우는 내용이 대학, 졸업 후의 활동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요. 그러다 보니 입시에서 음악성을 가장 많이 보는 서울대, 한예종을 지망하는 학생들을 주로 가르쳐요. 함께 하는 선생님들도 유능하고, 입시 스타일 연구나 모의고사 준비, 피드백 등 차별화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자신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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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으로서 그리고 선생으로서 오랫동안 입시계에 몸담은 경험을 바탕으로 Harrison이 생각하는 현 입시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있나요?

음악을 배우고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입시를 시작하더라도 입시의 최종목표는 대학 진학이기 때문에, 결국은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부가 되어요. 소리를 듣지도 않고 가고자 하는 대학에 맞춘 스타일로, 정답을 요구하는 작곡을 하게 되죠. 음악을 배울수록 음악을 못하고 방향성을 잃는 거예요. 입시가 바뀌지 않으면 음악의 근간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대하는 대학의 태도와 입시의 방법론을 바꾸어야 우리나라 음악계의 여러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학생들이 얼마나 음악에 관심 있는지에 대한 심층면접이 입시의 기반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문제풀이로서의 작곡은 유형을 달달 외워서 잘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 대학에 들어가면 그걸로 끝나요. 대학에서의 작곡, 졸업 후 작곡가로서의 작곡으로 이어지지 못하죠. 음악적인 대화를 15분만 해도 이 학생에게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 없는지 보여요. 대학별로 유형화된 문제를 내기보다 조금 더 시간과 공을 들여서 학생을 뽑으면 어떨까요?

6. 뮤거진 에디터 Harrison

작곡가, 편곡자, 교육자로서도 어마어마하게 바쁠 것 같은데 뮤거진의 에디터로까지 활동하고 계세요. 에디터에 지원한 동기가 있으신가요?

평소 글쓰기에 흥미가 많았어요. 글을 써서 내 생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 관심이 있었죠. 대학에 다니면서는 레포트 등 글을 쓸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졸업 후에는 그다지 글을 쓸 일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뮤거진 에디터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그동안 썼던 글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공부도 할 수 있겠다 싶어 지원했죠.


뮤거진 에디터로서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싶으신지?

음악 산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가장 하고 싶어요. 음악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먹고 사는 방법, 음악과 관련된 사회학적 연구 등이요. 어떤 기술의 발전이 음악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그래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먹고 사는 방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예술을 한다고 먹고 사는 길이 보장되지는 않아요. 학생들에게도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음악활동을 건강하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음악을 하는 목적이 뚜렷해야 하고 밥벌이 방법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에요.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이 그렇다 보니 글쓰기 주제에도 이런 데 관심이 갔습니다.

🖐 여기서 잠깐!  그래서 Harrison이 쓴 뮤거진 아티클로 무엇이 있나요? 🤔

가요 하나만 히트하면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가요 하나만 히트하면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유학, 선택이 아닌 필수일까?

7. Harrison의 꿈

음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면서 우리나라 음악계의 구조적인 면을 다양하게 관찰하시고 고민했을 것 같아요. Harrison의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여러 분야를 넓게 접해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먹고 살고 있고 이런 기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또 후배들을 양성해서 저처럼 어려움을 겪거나 방황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자가 되는 것도 목표예요.


어느덧 인터뷰의 마무리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읽으실 독자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입시 공부를 하고,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저는 아마 평범한 표본일 것 같아요. 작곡을 전공한 한 작곡가가 활동을 펼쳐 나가기에는 현실이 쉽지 않아요. 저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고요. 작곡뿐 아니라 음악계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실정이겠죠.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잖아요. 현실을 직시하되 좌절하지 않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을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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