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대넓얕

코로나 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어떻게 살아남고 있을까

코로나가 바꾼 공연 업계와 새로운 시도

2년 전|Harrison
목차
1. 코로나가 바꾼 공연 업계
2. 엔터테인먼트의 기본, 음반 판매에 충실하다
3.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만남을 모색하다
4. 새로운 시도, 앞으로도 건재할 수 있을까?

1. 코로나가 바꾼 공연 업계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세상은 이에 대응하여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죠. 아마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도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분야도 있고, 이를 전환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작을 하는 분야도 있을 거예요. 공연과 음반을 주 사업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SM, JYP 등)는 코로나의 재앙으로부터 여행, 항공 등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분야라고 추측했어요. 왜냐하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주 수입은 콘서트로부터 발생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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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음악 시장 추이 및 전망, 출처: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outlook 2014-2018)

위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까지는 세계의 음악 시장 중에서 콘서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크기도 점차 커지는 추세였거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축소되거나 취소, 연기되는 상황이 지속하여 2020년과 2021년에는 사실상 정상적인 콘서트 운영이 불가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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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기획사의 19년도와 20년도 콘서트 매출(억원) 비교. 자료: DART(전자공시시스템)

실제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2020년도 콘서트 매출은 2019년의 10%에도 못미칠 만큼 소멸하다시피 줄어들었어요. 이러한 지표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곧 파산해버릴거라는 추측이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오히려 기대 이상의 무서운 성장력을 보여주었어요. 사람들의 예상보다도 높은 수치의 매출을 올리며 코로나 쯤은 별 거 아니라는 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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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기획사의 20년도와 21년도 1분기 매출(억원) 비교. 자료: DART(전자공시시스템)

그렇다면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지금과 같은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기에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2. 엔터테인먼트의 기본, 음반 판매에 충실하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잘 키운 아이돌을 중심으로 음반을 만들고 콘서트를 열어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입니다. 그중 가장 큰 수익을 차지하는 콘서트는 코로나 이후로 사실상 없다시피 했지만, 음반과 음원의 판매 수익은 두 배 이상 훌쩍 뛰어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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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기획사의 19년도와 20년도 연간 앨범 매출(억원) 비교. 자료: DART(전자공시시스템)

콘서트가 없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대신 앨범을 구매하는 소비문화가 생겨난 듯해요. HYBE의 BTS이나 YG의 블랙핑크, SM의 aespa와 같은 아이돌이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도 앨범 판매량 증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추측해볼 수 있어요. 2020년 한 해에만 빌보드 앨범 Top 10에 BTS 앨범이 3개, 블랙핑크 앨범이 1개로 무려 4회나 진입하는 엄청난 쾌거를 이루었거든요. 그리고 앨범 판매량이 증가하면 굿즈 등의 부수적인 생산물의 판매량도 함께 증가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실제 수익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으리라 추정할 수 있어요.

3.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만남을 모색하다

하지만 콘서트가 없는 크나큰 빈자리를 손바닥으로 가릴 수는 없죠. 이에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온라인 유료 콘서트라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어요. 지난 6월 14일에는 BTS는 '라이브 방방콘'이라는 실시간 온라인 유료 콘서트를 열었는데요, 107개 국가에서 동시 시청자 수가 75만6600명을 넘기는 등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어요. 75만 6천여 명이라는 수는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에서 15회 이상 공연을 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하네요.

SM도 'Beyond LIVE'라는 유료 콘서트 서비스를 제작·기획하여 공연을 이어나가기 시작했어요. 온라인에 최적화된 공연 서비스를 제공하고, 팬들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새로운 콘서트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내비쳤어요. SM의 대표 아이돌인 슈퍼주니어는 지난 5월 31일 Beyound LIVE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는데요, 전 세계 12만 3천 명이 모여 약 4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쾌거를 이루었답니다. 심지어 해당 공연의 VOD는 지금도 판매를 하고 있으니 일회성으로 그치는 콘서트보다도 수익성이 크리라 기대가 돼요.

또한 온라인 콘서트는 관람 인원의 제한도 없고, 살 떨리는 티켓팅을 할 필요도 없고, 가격도 기존의 콘서트보다 훨씬 저렴하고, 국가의 장벽 없이 누구나 시청이 가능해서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다는 등 장점이 정말 많아요.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온라인 콘서트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를 통해 아티스트와 조우하는 방식도 또 다른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란 3차원 가상공간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제페토가 있어요. 많은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메타버스 세계관을 통해 앨범을 공개하고 공연하거나, 팬들과 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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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콘서트를 시도한 래퍼 트래비스 스캇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메타버스 플랫폼이 미래 문화 산업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고 있어요. YG와 JYP, HYBE 등 국내 대형 기획사 모두 네이버의 제페토에 투자를 하고 대표 아티스트의 아바타를 만들었고요, 이를 이용하여 공연이나 팬 사인회를 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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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의 블랙핑크(좌)와 트와이스(우) 아바타

이러한 시도들이 실제 콘서트에서 느낄 수 있던 현장감이나 생동감을 충족시켜줄 수는 없겠지만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소통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리라 싶네요.

4. 새로운 시도, 앞으로도 건재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요. 온라인 콘서트는 코로나 시대에서만 반짝하고 그칠 수익 모델이라는 것이죠. 코로나가 종식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온라인 콘서트 문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도 있어요. 또한 온라인 콘서트는 HYBE, SM 등이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을 보유한 대형 기획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라는 거예요. 그 정도 급의 회사는 되어야 온라인 콘서트를 기획하고 세계 곳곳의 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에 반해 중소형 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들은 설 수 있는 무대가 없다시피 하고, 온라인 콘서트를 기획할만한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요.

생각보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아요. 많은 사람이 온라인 콘서트에 대한 반감이 있어서 온라인 콘서트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없는 사람이 많거든요. 또한 오프라인 콘서트는 n차 관람을 하는 두터운 팬층이 있는 반면에 온라인 콘서트는 모두가 1회 관람만이 가능해요. 또한 온라인 콘서트는 오프라인에 비해 1/5 ~ 1/10 정도로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공연보다 더 많은 관객이 모여야 수지타산이 맞다고 해요. 하지만 티켓 한 장으로 한 명이 볼지 수십 명이 볼지도 알 수가 없죠.

메타버스를 통한 소통 방식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메타버스가 공연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보니 아직은 전문성이 부족하다거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독점 시스템이 없다보니 여러 플랫폼으로 사람들이 분산된다는 점, 아바타 캐릭터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 등이 있어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대가 갑작스럽게 도래했기에 아무도 앞으로의 흐름을 예측하기란 어려워요. 이러한 시도가 새로운 대안길이 될 수도, 혹은 이벤트성으로 사라질지도 모르죠.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우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세상의 어떠한 변화에든 극복해나갈 터이니, 우리는 그저 잘 차려진 밥상(?)을 다양하게 맛보고 즐기도록 하죠!